평균 나이 만22세 팀, 육아일기를 만들다
Jul 15, 2023

육아 일기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면..
80%의 확률로 다음 질문들을 받는데요.
"실례지만, 혹시 자녀 분이 있으신가요?"
"어쩌다가 어린 나이에 육아 일기를 하게 되셨어요..?"
"팀에 육아 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우선 질문에 대답부터 하자면..
쏘영은 평균 나이 만 22세의 아직은 미혼 여성으로 꾸려진 대학생 창업 팀입니다.
쏘영이 이 아이템을 고르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육아"에 꽤 진심입니다.
기로그는 처음 "질문형 다이어리"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왔을 당시 저는 빙판길 사고로 신경 마비가 왔었을 때였습니다. 병원 건너편의 스타벅스를 보며 제 꿈이 "길거리에 커피 한 손으로 들고 다니기"였었습니다 ㅎㅎ... 잃고 나니 지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된 저에게 "기록"에 대한 생각이 크게 들었습니다. 쉽게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팀과 같이 공유했습니다.
🙋♂️ 우리를 원하는가
지금의 기로그 앱을 내기까지 3번의 테스팅을 했습니다. "질문형 다이어리"를 가지고 1차는 육아 뿐 아니라 군인, 반려동물, 셀프 일기 다양한 형태로 테스팅했습니다. 매일 카카오톡으로 질문을 하나씩 보내드려 일기를 작성하게끔 하는 형태로 테스팅을 진행했었는데요.
곰신카페에 일기 테스팅 글을 올리고 3분도 안되어서 5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면서 신청인원이 모집 되기도 하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셀프 일기로 테스팅하시는 분들은 정말 성실하게 본인에 대해서 매일 회고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일 꾸준히 오래 쓰시는 마지막 생존(?) 그룹은 다름 아닌 '육아 그룹'이었습니다.
연인과 헤어지고, 본인 일기에 점차 의지가 시들어지고, 반려동물에 대한 소재가 사라지는 때에도 꾸준하게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일기를 작성하는 니즈가 가장 큰 집단은 결국 부모님이었던 것이었죠. 그리고 앱 기록 뿐 아니라 이를 실물 메모리북으로 받아보고 싶어하는 구매의사도 달랐습니다. 그렇게 1차 테스팅을 끝내고 2차 테스팅부터는 오직 "육아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도, 매일 주는 질문의 형태도 모두 아이 맞춤형으로 진행했고 만족도는 훨씬 좋게 나타났습니다. 우리를 가장 원하는 곳에 더욱 집중하자! 생각하게 되었죠.
🙋♂️ 우리가 원하는가
기로그를 만나기 전, 가영님과 저는 패션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었었습니다. 같이 하는 것이 즐겁기는 했지만, 나중에는 아이템 자체에 깊게 공감하기가 어렵다고 팀원들과 이야기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행복 하자고 이 일을 하는 것인데, 만들고 있는 우리 서비스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생각했습니다.
아이템이 아니라 서로를 보고 모인 우리기에 또 다른 시작에 설렜습니다. 아까워 말고 모두의 마음이 가는 곳에 우리의 열정을 쏟자 결정했습니다. (이때 마침 제가 빙판길에서 넘어져 버리는 일이 생겼죠..)
지금은 그래서 행복하냐구요?
네 !!!! 개인적으로 기로그를 만들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아이들이 자라는게 보일 때인데요. 테스팅 때 분명 말도 못했던 아가가 이제는 걸어서 말도 하고 정말 우리랑 같이 성장하는구나 느낍니다. 그럴 때 제일 큰 보람을 느껴요. 직접 키운 것도 아닌데도 얼마나 사랑스럽고 뿌듯하고 그런지 모른답니다..ㅎㅎ 도윤이, 소윤이, 하음이, 율이, 수안이 저는 이미 매우 많은 아가들의 랜선 이모입니다 ㅎㅎ
🙋♂️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우리나라가 저출산인 것?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그리고 이 상황에서 육아 아이템이라니!
하지만 육아일기를 테스팅하며 알게 된 육아 시장은 그저 저출산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아이가 줄어들며, 한 아이에게 쏟는 돈과 시간이 훨씬 많아진 요즘 V.I.P 대한 B(aby).I.P라는 용어도 생기고, 골든 베이비라는 신조어도 생기는 때입니다. 이미 다양한 아이 기록 서비스가 많은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다이어리 앱, 기록, 저널링 서비스는 많은 발전이 필요했습니다. 글로벌 서비스들의 성장세를 보며 기로그를 더 잘 만들어 낼 수 있겠다 싶었죠.
물론 4세영어쌤, 코딩쌤, 육아완구회사 근무처럼 아이들을 사랑하고 함께한 팀의 경험들은 있지만...
기로그는 결국 엄마,아빠들이 쓰는 일기 서비스이기에 서비스를 사용하시는 기로기분들(저희 서비스 유저분들의 애칭입니다ㅎㅎ) 의 마음을 얼마나 잘 들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팀이 엄마가 아님에도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엄마 아빠의 딸로서, 아이를 사랑하는 언니로서, 젊은 요즘 부모님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MZ로서(?)
일상의 기억을 소중한 추억으로 돌려드릴 자신이 너무나 있거든요 :)
기로그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서비스"보다는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한 서비스"보다 "기로기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행복한 기로기들의 사랑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더 없이 행복하게 자라날 것이라고 확신하거든요.
대학생이지만, 엄마인 유저들이 기프티콘 보내주는 팀.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자라나고 있는 우리 팀.
멀지 않아 엄마가 될 우리기에 더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하는 우리 팀을 지켜 봐주세요 !!